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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뒷자락의 부질없는 상념(常念)들!!!

부경(扶熲) 김기선 2006. 10. 18. 15:53
가을 뒷자락의 부질없는 상념(常念)들!!!
사십하고도 3년이 지난 어느날 밤 저는 깨달았습니다.
우선 40이 어느라 나도 모르는 사이 넘었다는 거.
그리고 아무것도 한 게 없다는 거.
그리고 50이 지나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는 사실을
지금 또 깨닫고 있습니다.

앞만보며 그 무엇을 찾아 달려온 삶...
수많은 사연들이 가슴을 져며옵니다.
모든 것이 부족하기만하고
무엇하나 만족스럽게 이룩한 것 하나없이
벌써 불타는 젊음을 넘기고 있다니

지금까지 무엇을 갈구하면서 왔던가
내가 한 일들의 의미는 무엇으로 남는가
내가 만나는 사람들의 절반이라도 나를 기억하고 있는가
아니 그 절반이라도...

세상은 모두 부지런하지도 모두 게으르지도 않건만
사무관이 올리는 문건에 의지하는 국장급 공무원,
제 봉급과 자동차배기량, 비서를 더 챙기는 기관장,
무엇때문에 큰 사업이 시작되었는지도 모르는 실무자들,
중요하다고 말만하는 정치인들과 그 아류들,
시켜야 일하는 산하기관의 무소신 직원그룹들.....

새벽부터 밀려오는 안개가 창으로 휘몰아 쳐 들어온다.
더욱 온몸으로 엄습해 온다.
내게는 아직도 남아있는 헛욕심이 많아
버리고 살아야 한다는 진리를
잠시스쳐가는 것으로 치부하면서
자기위안을 즐기는 건 아닐까.
출퇴근길이 항상 소풍길 같은 기분으로
오르내리면서 관조해 본다.

본래 인생은 하나씩 잃어가는것 인데도
혼자있어 외로운 시간에
잊지못하고 찾아드는 지난 일들은
저려 또 저려오는 내일에 대한 의욕들,

아프면서도...
지난 날들이 아름답게만 보인다.
직원들과 새벽공기를 들여 마시면서 일을 마치고,
문닫는 맥주집에서 500cc호프한잔을 들이키던 기억.
이렇게 다시 지난 일들을
아름답게 생각할 수 있는것 만으로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행복의 의미를 찾아야 할건가.

아직도 나를 사랑하는 가족이며,
친구며 사랑하는 사람이 너무 많기에,
인생을 내 멋대로 살 수 없기에,
지금 헛일을 하듯이 보일지라도
다시 바로 잡아가며 새로운 일에 매달리고 싶다.
새 길로 가고 싶다.
내게 주어지는 큰 일에 몰두하고 싶다.

내 인생임에도 나만의 역사가 아니고
남을 위한 역사가 되지 못한다.
아직 난 남긴 것이 뚜렸이 없고
남길것이 무었인지도 모른다.
왜 난 모르고 살아왔고
또 왜 살아 가야 하는 지도 모른다.

한여름 단 몇일을 노래하고는 돌아갈 줄 모르고
몇 년을 숨어지낸 매미의 삶과 무엇이 다를까?
5년후, 10년후 우리가 먹고 살수 있는 아이템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때가 좋았다.
그 5년후, 10년후의 내 모습도 보지 못하면서도...

국가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G7사업, 차세대성장동력, 차차세대 성장...
그러는 동안 성장동력이 제 풀에 꺼진건 아닌가?
저마다 끼겠다고 덤벼들어 에너지를 내연시켰다.
신(新), 초(超), 차(次)세대, 한국형, 다용도 등등의
접두어가 필요한 세상.
이제는 가수 설운도가 나서야 할지도 모르겠다.
'다함께 차차차!!!"

어느 때는 넘치는 욕구를 술로 적시면서
때로는 반성과 스스로를 평가해 보면서,
또 때로는 새로운 일들을 벌리면서,
살아가는 동안 필요한 열(熱)과 성(誠)을 키워본다.

시간의 경영, 공간의 경영을 하고 싶다.
'기술의 씨'를 뿌리고 '기술의 눈'을 뜨게 하고 싶다.
R&D 거버넌스를 새로 구축해 나가고 싶다.
장인정신으로 무장된 기술자를 키우고 싶다.
제조현장에 IT화 기술, 6시그마를 접목하고 싶다.
통합된 APEC에서 우뚝서는 기술강국을 만들고 싶다.

내가 이루어야 할 일은 진정 무엇인가...
주위 시람들이 바라는 더끈이다운 일이란 무엇인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느낌이다.

아! 아직은 더 큰 일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