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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 때문에 뛰어갑니까?...'시간의 의미'

부경(扶熲) 김기선 2007. 2. 20. 13:32

무엇 때문에 뛰어갑니까?...'시간의 의미'

 

 

인류가 발명한 것 중에
가장 위대한 것이 시간이랍니다.
하지만 인간이 시간을 발명했지만
정작 그후로는 시간의 지배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서서히 속도경쟁에 내몰렸습니다.

심리학자 로버트 레빈은
"모든 문화에는 고유한 시간의 지문이 있다"고 했습니다.
맞습니다.
산 속에서의 시간과
도심의 속의 시간,
누구를 기다리는 시간과
나홀로 풀어져 있는 시간은
너무도 다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시간을 역류하지 않아도
시간의 지문을 추적하여
시간을 얼마든지 늘릴 수 있을 것입니다.

도시에서는 시간을 쪼개며,
분과 초를 다퉈가며 뛰고
또 뛰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고향 집에 드러누워 있으면
고요하고 시간이 멈춘 듯 합니다.
그러다 분주했던 도시생활을 떠올리면
왜 그렇게 바삐 살았는지
그 이유가 분명하지 않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
        출세하기 위해?
        그렇다면 나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

늘 바쁘지만 별로 한 일이 없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렇듯 한가하게 풀어져 있음이
웬지 불안합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다시 도시로 스며듭니다.
그리고 또 뜁니다.
도시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속도전이란 시간 놀음에 중독된 것입니다.

새해에는 지갑만 뒤적이지 마시고,
지니고 계신 시간의 지문도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
왜 주어진 시간을 쪼개고,
결국 날카로워진 시간에
찔리며 살아가는지 생각해 봅시다.


〈김택근/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