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의 디자인경영전략
백창석(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연구원)
역사
뱅앤올룹슨는 1925년 전기공이었던 피터 뱅과 스벤트 올룹슨이 함께 설립한 덴마크 오디오회사입니다. 이들은 당시 라디오의 동력원인 건전지나 축전지가 불편하다는 점에 착안, 동력원으로 전기를 사용하는 라디오를 개발하였습니다. 이후 라디오 시장에서 승승장구 하던 이들에게 현재 B&O가 있게 해준 계기가 있었는데요. 그것은 '올르(Ole Wanscher)'라는 당시 한 대학의 건축과 교수가 이들 오디오가 대해 "디자인이 결여되고 모두 비슷하다"라고 비판을 한 것이었는데요. 올르교수의 비판을 진지하게 받아들인 이들은 '디자인 차별화'라는 새로운 길을 발견하게 된 것이죠. 그 결과로 이 글이 발표된 지 1년 후인 1934년에는 뱅앤울룹슨은 바우하우스의 모더니즘을 수용한 디자인의 "Hyperbo 5RG Steel"로 커다란 방향을 일으켰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뱅앤올룹슨은 건축가, 디자이너들과 교류하면서 함께 일하기 시작했고 '가격보다 디자인과 품질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자신들만의 영역을 만들어 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디자인 전략
1. 사용편리성과 감성적인 하이터치를 최우선
B&O는 소비자들이 구매의사결정 과정에서 기술이나 가격보다는 디자인과 미적 감각에 더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착안해 생생한 사운드만큼이나 세련된 분위기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가전제품을 넘어서 가족의 일원으로 느껴져야 한다'라는 원칙으로 어디서든 뱅앤올룹슨의 제품을 발견하면 마치 집에 있는 듯한 아늑함과 편안함을 제공하도록 디자인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유행을 따르지 않는 디자인으로 모든 제품을 10년 이상 쓸 수 있는 독창적인 디자인의 개발에 전력투구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뱅앤올룹슨 제품들은 단순한 리모콘 조작 등의 편의성 제공 뿐만 아니라, CD플레이어의 경우 벽에 걸 수 있는 형태로 6장의 CD가 유리문 밖으로 보여지도록 독창적인 디자인을 도입하여 소비자에게 듣는 즐거움부터 보는 즐거움까지 동시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2. 제품 디자인을 구현시킬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내부 시스템
입니다. 뱅앤올룹슨은 신제품을 만들 때 디자인을 먼저 정하고 그 후에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즉 엔지니어보다 디자이너들의 견해가 우선시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뱅앤올룹슨에게 있어서 디자인은 70여 년간 이어져 온 기본 컨셉이자 그들이 추구하는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뱅앤올룹슨에는 회사 소속 디자이너가 존재하고 있지 않는데요. 그 이유는 회사의 지시를 따르거나 상사의 눈치를 보면서는 자유로운 디자인이 나올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실례로 데이비드 루이스는 몇 년간이나 뱅앤올룹슨의 수석디자이너이지만 여전히 프리랜서입니다. 이같은 시스템은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는 디자이너의 입장에서나, 스스로 까다로운 고객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자신에게, 회사에게, 나아가서는 좋은 디자인을 만나 볼 수 있는 고객에게 최적의 시스템일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디자인 컨셉과 새로운 기술들이 제품에 최상의 효과로 반영되기 위해 Concept Developer라는 조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조직은 디자이너의 아이디어와 엔지니어의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동시에 생산부서까지 긴밀히 협력하여 최상의 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합니다.
3. 타 명품 브랜드들과의 적절한 활용
뱅앤올룹슨은 우수한 기술과 디자인을 확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것을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도록 다른 명품 브랜드를 활용하고 있는데요. 최근 아우디자동차와의 제휴를 통해 최상급 모델에 최고 1,000와트로 작동시켜도 차 밖에서는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는 오디오를 장착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세계시장에서 럭셔리 자동차로 인지되고 있는 아우디의 고객들에게 B&O는 우수한 기술과 디자인을 각인시키며 수요자들을 끌어 들이고 있는 것이죠. 그 밖에 힐튼, 하얏트 등 1급호텔과 제휴하여 특실에 오디오를 공급함으로써 명품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의 편리성이다. 첨단 기술이더라도 사용자가 복잡하고 어렵게 느낀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톨번 소렌슨, 뱅앤올룹슨의 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