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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007 언리미티드, 최첨단 광고 전략

부경(扶熲) 김기선 2006. 11. 23. 15:50
007 언리미티드, 최첨단 광고 전략

피어스 브로스넌은 최고의 007로 꼽히는 배우다
리우드에서 영화가 성공을 거뒀다면? 당연히 후편을 준비하는 게 순서다. 후편은 전편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인다는 게 정설이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영화 제작에 뛰어든 소니의 경우 후편을 만들 수 없는 시나리오에는 아예 투자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워놓기도 한다. 타이타닉처럼 주인공이 죽어버리거나 여운을 남기지 못하면 새로운 장사는 못한다는 생각에서다.

이런 할리우드의 공식에 따른다면 007 시리즈는 거의 모든 후속편이 흥행에 성공했으니 반가운 손님이 아닐까 싶다. 몇 해 전 개봉한 007 어나더데이에도 007 역을 맡은 배우 피어스 브로스넌이 역시 주연했던 007 언리미티드 : 원제 007 World is not Enough에 숨겨진 007 장수의 비결 '첨단 기술' 여행에 나선다.

■ 이젠 생활 깊숙이 자리잡은 GPS 시스템
007 시리즈는 화끈한 액션으로 유명하다. 이런 공식은 007 언리미티드에서도 여전하다. 영화 시작부터 등장하는 보트 추격 장면에는 최첨단 GPS 시스템이 나온다.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위성 항법 장치)란 인공위성을 이용해서 현재 위치가 어디인지, 원하는 목적지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시스템을 말한다.

GPS는 원래 군사 작전을 고려해 개발한 것이지만 요즘에는 자동차에서도 손쉽게 볼 수 있다. 얼마 전에는 휴대폰을 이용한 보급형 GPS 시스템이 선보이기도 했다.

007 언리미티드 개봉 당시만 해도 최첨단 기술이던 GPS가 대중화를 앞두고 있으니 세월 참 빠르다는 말은 이럴 때 써야 되겠다.

GPS 시스템은 원래 군사 작전용으로 개발됐다 인공위성을 이용해 주위 상황과 위치를 알아낸다

■ 3차원 영상을 이용한 가상 현실 시스템

3차원 가상 현실 기술은 시각적인 정보를 볼 수 있어 비전문가로 쉽게 전문 지식을 파악할 수 있다.
영화에서 007이 임무에 대한 브리핑을 받는 장면을 보면 허공에서 보이는 3차원 영상이 눈에 띈다. 이는 가상 현실 기술을 이용한 것이다. 이 장면에서는 007에게 목표 인물의 머리 속에 들어 있는 이물질을 의학적으로 설명해준다.

실제로 의학 지식은 전문가가 아니라면 쉽게 이해할 수 없기 마련. 가상 현실 기술을 이용하면 보이지 않는 부분을 가상으로 보여줄 수 있으니 007같은 비전문가를 이해시키는 데에는 제격이다.

가상 현실 기술을 의학에 이용하기 시작한 건 미국 워싱턴 대학교의 휴먼 인터페이스 기술 연구소인 HITLab이다. HITLab은 미래의 의학 인터페이스를 위한 설계 공간을 탐험할 수 있도록 가상 응급실을 개발했다. 가상 응급실은 의사와 입안자가 최적의 확장 공간을 결정하는 데에 사용됐다.

가상 응급실 내부에 들어가면 엑스레이와 심전도 측정 판독, 심장 박동 기록 등 다양한 아이템을 다룰 수 있다.

워싱턴 대학교는 가상 현실을 이용한 응급실을 개발하기도 했다.
물론 원한다면 가상 공간 어디에나 아이템을 배치해놓을 수도 있다. 응급실 안이나 환자, 머리와 몸 등 여러 지점을 중심으로 놓고 화면을 볼 수 있으며 사용자의 명령에 따라서 보이거나 안보이게 할 수도 있다.

HITLab의 가상 응급실은 시애틀에 있는 하버뷰 메디컬센터의 외과 센터를 그대로 복제해놓은 것이다.

가상 응급실은 디비전과 센스8이라는 가상 현실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SGI 오닉스 리얼리티엔진2에서 운영되며 폴헤머스(Polhemus) 동작 추적 시스템을 이용해 머리와 손의 움직임을 포착한다. 그 밖에 PC를 기반으로 한 음성 인식 패키지로 명령을 직접 내릴 수 있다.

■ 보안 장치의 기본 'CCD 카메라'

요즘에는 인터넷을 이용한 CCD 카메라도 낯설지 않다.
보안 장치로 가장 많이 쓰이는 건 역시 감시용 CCD 카메라다. 누가 들어가고 나가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을 가보면 수많은 CCD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기술이 발전되면서 CCD 카메라 기술도 좋아져서 예전에는 흑백 영상만 처리했지만 요즘은 컬러로 바뀌었다.

그 뿐 아니라 영상 저장도 예전에는 아날로그 테이프를 사용했지만 요즘은 하드디스크에 디지털 방식으로 저장한다. 인터넷 세상이라는 걸 실감케 하는 기술도 있다. 흔히 '웹캠'이라고 불리는 보안 카메라가 대표적인 예.

이런 카메라로 저장한 영상은 해당 건물은 물론 전세계 어디에서나 인터넷에 접속하면 확인할 수 있어 좋다. 물론 카메라에 접속 권한은 있어야 하겠지만.

요즘에는 이런 기술을 사용한 아파트도 있다. 아이들이 있는 놀이터에 카메라를 설치해놓고 집안에서 부모가 TV로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아이와 잠시 떨어져있다고 해서 불안해할 필요가 없으니 참 세상 좋아졌다.

■ 미래형 키보드 기술은 어떤 모습?

미래형 키보드는 어떤 모습일까? 빛을 이용한 키보드도 나왔다
007에는 미래형 키보드도 나온다. 얇은 아크릴판처럼 생긴 키보드에서 손가락을 움직이면 문자가 입력된다. 정확한 방식은 알 수 없지만 터치 스크린 같은 입력 감지 방식이 아닐까? 실제로 비슷한 미래형 키보드를 히타치가 개발하기도 했다.

'빛과 공기로 완성된 풀 사이즈 키보드'라고 불리는 그야말로 가상 현실 키보드다. 실제 키보드는 없지만 빛으로 만들어낸 키보드 이미지 위에 손을 갖다 대고 타이핑을 하면 영상 센서가 어떤 문자를 눌렀는지 판단하는 것이다.

히타치의 미래형 키보드는 다양한 형태로 응용할 수 있다. 물론 가상 마우스 기능도 이미 기술적인 구현은 끝낸 상태. 이런 가상 기술은 본체 크기가 작은 PDA나 노트북 등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 투시 능력과 열 추적의 진실은?
007 제임스 본드가 쓰고 있는 선글라스는 상대방의 옷 속까지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투시 안경이다. 이런 제품이 실제로 있다면 얼마나 황당할까? 가려진 무언가를 투시할 수 있는 능력은 아마 인간이 오랫동안 꿈꾸던 기술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이런 투시 기술의 대표적인 예는 공항에서 사용하는 엑스레이다. 여행객의 가방을 열어보지 않아도 어떤 물건이 들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으니 말이다.

엑스레이 투시 못지 않게 가려진 물체를 보이는 방법으로 자주 쓰이는 게 바로 열 추적 방식이다.

이 방식은 주로 특수부대가 군사 작전을 할 때 쓰인다. 원리는 간단하다. 열을 내는 물체(예를 들어 사람의 체온)의 열을 추적해서 증폭시키면 형상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열 추적 방식은 한밤중에 적외선을 이용해 어두운 곳에서 물체를 볼 때 쓰이기도 한다. 흠이라면 열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무생물이나 금속은 추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열 추적 방식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물체를 보이게 해준다 엑스레이를 이용한 투시도 있지만 영화 속의 투시 장면은 특수 효과일 뿐이다

■ 007 시계 '오메가 시마스터'의 매력
오메가 시마스터는 흔히 007 시계로 잘 알려져 있다. 오메가 시마스터는 원래 심해 잠수를 하는 다이버를 위한 제품이었지만 세계적으로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을 만큼 독특한 매력을 지닌 제품이다.

세상에 많고 많은 다이빙 세계 가운데 시마스터가 유독 돋보이는 이유는 뭘까? 007 덕분일까? 해답은 바로 제품 10시 방향에 있는 '헬륨 릴리스 밸브'에 있다.

영화에서는 이 버튼에서 레이저가 나가거나 금속 줄이 나온다. 하지만 이 밸브의 실제 역할은 심해 잠수를 할 때 알 수 있다. 일반 다이빙과 달리 심해 300m 이상 잠수하는 '딥 다이빙'은 사람의 폐 기능이 축소되어 산소통을 갖고 있어도 숨쉬기 불편하다. 이런 이유로 산소통에 호흡을 위한 헬륨 가스를 추가로 넣는다.

하지만 심해 잠수를 하면 헬륨 가스가 시계 속에도 차기 마련이고 다이버가 수면 위로 나오는 순간 헬륨 가스가 팽창해 시계는 깨지거나 망가지게 된다.

오메가 시마스터는 007 시계로 많이 알려져 있다 10시 방향의 헬륨 릴리스 밸브는 시마스터의 고유 기술이다

오메가 시마스터는 공기와 물은 절대로 못 들어오게 하면서 헬륨 가스만 빼낼 수 있는 유일한 시계다. 실제 다이버조차 거의 해보기 힘든 딥 다이빙, 오메가 시마스터의 광적인 팬조차 거의 써보지 못하는 헬륨 릴리스 밸브.

하지만 시마스터의 팬은 멋지게 보이는 이 기능에 푹 빠진단다. 스폰서와 관계없이 실제 시마스터의 팬인 배우 피어스 브로스넌도 헬륨 릴리스 밸브에 매료된 게 아닐까? 물론 정작 사용해보지는 못했겠지만 말이다.

■ 영화 곳곳에 숨겨진 광고 전략의 비밀
007 시리즈는 상업적인 가치가 뛰어난 영화로도 유명하다. 영화 자체가 완전한 광고라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영화 속에 교묘하게 특정 제품을 노출시켜 광고 효과를 노리는 걸 PPL(Product PLacement)이라고 한다.

007 시리즈는 광고주에게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워낙 영향력이 큰 영화여서 한번 나오면 해당 제품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기 때문이다.

007 시리즈의 유명한 홍보 제품을 보면 독일제 아우디 자동차(리빙 데이라이트), BMW 로드스타(골든 아이), 오메가 시마스터(골든아이, 언리미티드, 다이 언아더 데이), 에릭슨 핸드폰(네버다이), 스머노프 보드카(네버다이), 애스턴 마틴(다이 언아더 데이) 등이 있다. 물론 예를 든 시리즈 외에 다른 영화에도 수많은 상품이 007이라는 영향력을 등에 업고 홍보에 성공을 거뒀다.

출처 : 무진님의 플래닛입니다.
글쓴이 : 무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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