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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기업 성패 좌우하는 팀장 리더십

부경(扶熲) 김기선 2008. 4. 24. 11:25

기업 성패 좌우하는 팀장 리더십

기사입력 2008-04-23 09:46 기사원문보기
‘팀(Team)’은 기업에서 성과를 내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다. 팀을 이끄는 팀장은 그래서 ‘작은 CEO’로 불린다. 팀장이 어떻게 팀을 이끌어 가는가에 따라 조직의 성과는 천차만별의 차이를 내게 된다.

팀장은 회사의 허리다. 사람이든 기업이든 ‘허리’가 강해야 한다. 강한 허리가 받침이 되지 않으면 머리 따로, 몸 따로 놀기 일쑤다. 그래서 팀장은 기업의 비전을 가장 잘 이해하고 그 방향으로 팀원을 이끌어야 할 주인공으로 꼽힌다.

팀장 100만명 시대. 기업의 변화와 혁신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 팀장들은 과연 어떻게 팀을 이끌고 있을까. 또 팀장의 바람직한 역할모델은 뭘까. 기업의 역사를 새로 써가는 주요 기업 ‘대표 팀장’들의 리더십을 들여다봤다.

팀장 100만 시대, 팀장 리더십 … 동기부여 · 문제해결 능력 필수

= 최근 서점가 자기개발 부문에서 가장 인기 있는 테마는 ‘팀장 리더십’이다. ‘팀장이 CEO다’ ‘팀장 수업’ ‘팀장 리더십’ ‘함께 일하고 싶은 팀장’ 등 팀장을 주제로 한 도서만 수십 권. 실제 온라인 서점 사이트 예스24에서 ‘팀장’을 검색어로 넣으면 100여권이 넘는 책이 쏟아진다. 서점가에서는 ‘팀장’을 절대 실패하지 않을 스테디셀러 테마로 보고 있다.

팀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팀장 리더십이 필요하다. 사진은 팀장 리더십 스쿨 강좌에 참여한 팀장들.

이렇게 팀장을 주제로 한 서적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우선 팀장의 저변이 그만큼 넓어졌기 때문. 노동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직원 10인 이상 사업장 35만곳의 팀장 보유 수는 평균 3명이다. 이를 계산해 보면 ‘팀장’ 직함을 가진 사람이 이미 100만명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우리나라 전체 경제활동 인구 2370만명 가운데 4% 이상이 팀장인 셈이다.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70% 이상이 이미 팀제를 도입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기업에서는 이미 팀제가 대세다. 엄격한 계급 사회인 군(軍)도 최근 팀제를 도입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팀장의 수적 증가와 팀장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확산에도 팀장의 역할, 팀장 리더십에 대한 진지한 연구는 부진했다. 팀장들은 스스로 ‘2% 부족한’ 뭔가를 보완하기 위해 책을 찾고 있다. 기업 측면에서도 팀장에게 타이틀만 줬을 뿐, 팀장이 활약할 수 있는 환경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왜 팀장 리더십인가?

팀장이 부각되는 배경을 팀제의 확산과 떼어놓고 설명하기는 힘들다.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와 스피드경영 확산에 따라 팀은 기업 조직의 기본이 됐다. 과거와 같은 수직적 의사결정 체계로는 환경 변화에 제대로 반응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실제 팀제는 기존 5~6단계의 의사결정 단계를 2~3단계로 줄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팀제 확산으로 팀을 이끄는 팀장의 역할은 자연스레 커졌다. 팀제의 기본은 팀장에게 대부분의 권한과 책임을 위임하는 데 있다. 권한과 책임의 하부 위임은 결과적으로 팀장의 활동 반경을 넓혔고, 팀장의 의사결정은 팀 성과는 물론 조직의 성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 이미 선진 기업에서는 팀장을 CEO로 인식하고, 팀장의 핵심 역량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광순 한국왓슨와이어트 사장은 “과거에는 CEO 한 명의 의사결정만 잘 따르고, 그 방향으로만 따라가면 됐지만 요즘은 팀 단위의 전략 수립과 실행이 훨씬 중요해졌다”고 설명한다. 그는 또 “조직의 성패를 좌우하는 사람은 이제 CEO가 아닌 팀장”이라고 강조했다.

팀의 성과를 좌우하는 힘은 팀장의 리더십이다.

조영탁 휴넷 사장은 “팀장이 팀을 어떻게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과는 달라진다”고 말한다. 그는 “한 명의 인재가 만 명을 먹여살리는 시대에서, 핵심 인재로 부상한 팀장을 어떻게 양성, 확보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과 차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성공적인 팀장 리더십은 팀의 성과뿐 아니라 기업 성과와 문화를 바꾸는 데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2010년 세계 3대 전자·정보통신 기업 도약’을 추진하고 있는 LG전자는 맥킨지 출신의 최명화 CMO(인사이트 마케팅팀장)를 영입하면서 전사적인 마케팅 조직에 변화를 가져왔다. 고객 인사이트를 반영한 제품 개발 체제를 구축하면서 LG전자 제품의 브랜드를 확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팀원 역량 120% 끌어내야

그렇다면 팀장에게 가장 요구되는 리더십의 본질은 뭘까. 이와 관련 재밌는 설문 결과가 있다. ‘팀장 리더십 스쿨’을 운영하는 휴넷에서 직장인 176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팀장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동기부여(Motivation) 능력’이 꼽혔다.


동기부여는 팀원들을 업무에 몰입시키고, 열정적으로 일하게 만들 수 있는 기본이다. 팀장의 역할이 팀을 구성하고 있는 개인들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내야 한다는 점에서 동기부여 능력만큼 중요한 자질이 없다는 뜻이다. 조 사장은 “동기부여의 핵심은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여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두 번째 덕목은 ‘문제 해결 능력’. 팀원들이 자신의 능력 안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봉착했을 때, 이를 팀장이 나서 해결해 줄 수 있는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팀원들이 팀장에 대해 팀을 대표할 수 있는 대변인으로서의 역할에 높은 기대감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세 번째로 많이 꼽은 덕목은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조직원들에 대한 동기부여와 문제해결 능력, 협상 등에 있어 기본적인 자질이라는 점에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꼽은 직장인들이 많았다.

인사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팀장 리더십의 핵심 역시 이런 설문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인사 전문가들은 조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팀장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참여형 리더십’이 팀장 리더십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팀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실행 과정에서 이들에게 일하는 재미를 갖도록 해주는 팀장의 역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 팀장 리더십 스테디셀러는? 】

◆ ‘하이퍼포머 팀장매뉴얼’ ‘팀장이 CEO다’ 인기

팀장 리더십이 각광받으면서 팀장 리더십을 주제로 한 책이 인기다. 또 팀장 리더십을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생겨났다.

팀장 리더십을 주제로 한 책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책은 ‘하이퍼포머 팀장매뉴얼’. 저자인 류량도 더퍼포먼스 대표는 이 책에서 팀장을 ‘기업 소속의 개인이지만 스스로 기업을 먹여살리는 핵심인재이자 셀프 CEO’라고 정의한다. 류 대표는 특히 팀제의 중요한 성공 조건으로 팀장 리더십을 꼽고 있다. 또 팀의 비전을 어떻게 책정하고, 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팀 리더는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가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리더십 연구 전문가인 밥 애덤스가 쓴 ‘팀장 리더십’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그는 리더십의 기본과 핵심을 설명하며 리더가 직접 손에 흙을 묻힐 수 있는 실천형 팀장 리더십을 강조한다. 팀장이 현장형 리더로 나설 때 비로소 팀 역량을 최대로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함께 일하고 싶은 팀장’과 ‘팀장이 CEO다’는 일 잘하는 팀장보다 ‘인력 관리를 잘하는 팀장’을 팀장의 역할모델로 제시한다. 탁월한 성과를 내는 팀장들의 공통된 생각과 습관을 통해 추출한 결과다. 특히 ‘팀장이 CEO다’에서는 팀장은 팀원이 더 큰 물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개인의 발전을 통해 팀 전체가 동반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이 아니라 팀장 리더십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인기다. 휴넷에서 2006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팀장 리더십 스쿨(www.teamleader.co.kr)’은 벌써 수강생만 2000명이 넘었다.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며 팀장에게 필요한 자질을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게 특징. 리더십, 동기부여, 성과관리, 협상력, 인맥 관리 등이 총망라돼 인기 교육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특별취재팀 = 정광재(팀장) / 김병수 기자 / 명순영 기자 / 김충일 기자 / 박수호 기자 / 사진 = 송은지 기자 / 성혜련 기자]

 

HR 전문가 3인이 말하는 팀장 리더십

기사입력 2008-04-23 09:41 기사원문보기
김광순한국왓슨와이어트 사장

팀장 리더십의 핵심은 참여 유도

“기업의 발전 단계에 따라 팀장에게 요구하는 리더십은 달라질 수 있어요. 그렇지만 팀장 리더십을 꿰뚫는 본질은 모든 사람이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겁니다. 주인 의식, 현장 중심의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게 팀장 리더십의 핵심이죠.”

김광순 왓슨와이어트 사장(45)이 주장하는 팀장 리더십의 핵심은 ‘참여’다. 팀장은 팀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이를 통해 팀원들이 일하는 재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의 팀장 리더십 철학에 따르면 팀원들이 일하는 재미를 누릴 수 없도록 하는 팀장은 실패한 리더다.

김 사장은 예전처럼 CEO 또는 팀장이 지시하고, 이를 팀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처리하는 기업문화로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제대로 적응하기 어렵다고 본다. 1인 리더십의 시대가 저물고 분화된 리더십을 필요로 하는 기업환경의 변화 때문이다.

“팀원들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에 옮겨 성과를 얻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CEO를 비롯해 전사적인 노력이 더 필요해요. 결국 팀장은 팀원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내는 사람이 돼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임파워먼트(권한이양)다. CEO는 팀장에게, 팀장은 다시 팀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 그래야 창의적인 해결책들이 나올 수 있다. 김 사장은 한발 더 나아가 “CEO들이 CEO이기를 포기할 수도 있는 전향적인 자세로 팀장에게 권한을 이양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한다.

책임에 있어서도 ‘팀장의 책임’으로만 돌릴 게 아니라 ‘팀의 책임’으로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팀 전체가 권한과 책임의 균형을 맞춰야 성공적인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다. 자신의 책임이 아닌 ‘팀장의 책임’이 돼버리면 곤란하다.

김 사장은 팀장에 대해 “개인의 힘을 조직의 힘으로 전환시키고, 조직의 힘을 개인의 힘으로 전환시키는 기어 같은 존재”라고 정의한다. 거꾸로 얘기하면 팀장 없이는 개인의 힘이나 조직의 힘이 연쇄반응을 일으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없다.

“의사결정에 팀원을 참여시키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팀원들이 일에 대해 느끼는 재미나 책임은 하늘과 땅 차이예요. 팀원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팀 문화를 만드는 데 팀장이 더 노력해야죠.”

김기령헤이그룹 대표

팀원에게 싫은 소리도 해야

김기령 대표(46)는 팀장을 축구의 미드필더에 비유했다. 현대 축구에서 미드필더는 빠른 공수 전환을 이끄는 핵심이다. 팀장 역시 치열한 비즈니스 경쟁 아래서 기업의 공격(신사업 발굴)과 수비(업무개선, 조직문화 전달)를 모두 이끄는 핵심 역할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과거 팀장은 주어진 일만 잘하면 됐지만 최근에는 비즈니스의 우선순위를 매기고 사업의 방향까지 전략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하는 멀티플레이어 같은 존재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팀장의 역할을 리더십(방향)과 매니지먼트(사람관리) 두 가지 측면에서 분석했다.

첫째, 팀장의 리더십은 중요한 일을 찾아서 할 때 저절로 생긴다. “팀장은 일을 잘하는 것(Do thing right)보다 회사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찾아서 하려는(Do right thing) 노력이 필요하죠. 당연히 리더십은 중요한 일을 하는 팀장에게 발휘됩니다.” 매니지먼트는 팀원들에 대한 관리나 책임에 관한 문제다.

김 대표는 “일 잘하는 팀장은 많지만 막상 부하직원에게 싫은 소리를 하거나 나서서 교육을 시키려는 팀장이 없다”며 “유능한 팀장은 부하직원들을 교육하고, 역량을 키워줄 수 있는 관리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효과적인 리더십이 발휘되기 위해선 팀장 개인의 능력 못지않게 기업문화, 특히 CEO나 상사의 역할도 중요하다. CEO의 생각을 일선 팀장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팀장의 리더십이 죽을 수도 있고, 또 왜곡될 수도 있기 때문.

따라서 회사 전체의 리더십이 어떻게 확산되고, 확립될 수 있는지 CEO가 직접 고민하고 팀장에게 권한을 적극적으로 이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팀장에게 팀원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팀장의 리더십은 시시각각 변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코치에 비유해 설명했다. “감독은 벤치에 앉아서 작전지시만 내리지만 코치는 선수들과 같이 뒹굴고 땀 흘리며 어려울 때 먼저 희생하며 솔선수범하는 관리자입니다. 평소엔 동료같이 지내다가도 때론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는 리더십도 필요합니다.”

성기영머서휴먼리소스컨설팅 대표

일의 우선순위 매길 줄 알아야

“팀장은 홀 리더십(Whole Leader ship)이 필요합니다.”

성기영 머서휴먼리소스컨설팅 대표(43)는 홀 리더십 충족조건으로 3가지를 말했다. 머리(Head), 마음(Heart), 배짱(Guts)이다. 첫째, 머리는 똑똑함을 말한다. 문제에 대한 상황판단이 빠르고 일에 우선순위를 두고 처리하는 능력이 그것이다. 교육수준이나 지식과 관련이 깊다.

둘째, 마음은 대인관계를 말한다.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에서 적절히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능력을 뜻한다. 즉,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 일에 성과를 높이는 능력이다. 가령 팀장의 직무 능력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유능한 직원을 잘 활용해 조직의 성과를 높이는 일을 말한다. 기술적인 측면이 강하다.

최근엔 신세대 직원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그는 이에 대해 “신입사원과 주말에 일해야 하는 경우 과거처럼 무작정 회사에 나오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충분한 이유와 근거를 들어 설명해줘야 한다. 더 나아가 감성을 자극해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셋째, 배짱은 추진력이나 돌파력을 의미한다. 불확실한 상황을 돌파해 나가는 힘을 말한다. 성 대표는 “요즘 팀장들은 갈수록 불확실해지는 경영환경 속에 다양한 사람들을 이끌고 어려운 일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이 세 가지 능력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능력을 기업으로 보자면 “머리는 삼성, 마음은 LG, 배짱은 현대와 같다”고 비유했다.

그렇다면 이 세 가지 조건 가운데 어떤 능력이 가장 중요할까. 성 대표는 머리를 꼽았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일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지혜가 바로 머리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또 머리는 효과적인 교육을 통해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음과 배짱은 타고나는 부분이 크지만, 머리는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개선이 가능한 부분이다. 단, 세일즈 부문은 예외다. 그는 이에 대해 “세일즈는 배짱이나 뚝심이 필요한 영역이다 보니 머리만으론 되지 않는다. 그래도 극기 훈련이나 산행 등 극한 상황을 통해서 이런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별취재팀 = 정광재(팀장) / 김병수 기자 / 명순영 기자 / 김충일 기자 / 박수호 기자 / 사진 = 송은지 기자 / 성혜련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52호(08.04.23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매경이코노미

[팀장&리더십] 이홍구 두산인프라코어 엔진연구개발팀장

기사입력 2008-04-23 09:46 기사원문보기

유로4엔진 개발 주역들.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이홍구 팀장.

지난해 12월 두산인프라코어 엔진연구개발팀은 감격의 순간을 맞았다. 두산그룹 경영대상 특별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포상금 1억여원에 수상자만 50여명에 달했다. 이날 누구보다도 주목을 받은 이는 이홍구 팀장(상무)이었다. 연구비 260억원을 들이고 개발 기간 23개월. 마침내 국내 최초 SCR 방식(선택적 환원 촉매저감방식)의 유로4엔진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선보일 수 있게 한 일등공신이었기 때문이다. 이 엔진 개발로 두산인프라코어는 향후 5000억원 이상의 국내외 매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유로4’는 경유승용차에 적용하는 배기가스 허용기준치로 수년마다 강화되는 유럽의 배기 규제 중 4번째 단계를 뜻한다. 2006년 시행된 유로4는 유예 기간 끝에 올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됐다. 당장 불똥이 튄 곳은 대형버스와 상용차 엔진을 생산하는 두산인프라코어.

물론 전신인 대우중공업은 85년 이미 독자모델 개발에 성공했을 정도로 기술력에서 세계적인 반열에 오른 것이 사실. 하지만 99년에 대우그룹에서 떨어져 나와 2000년대 초까지 주인 없는 신세로 전전하면서 우수한 기술진이 나가는 등 경쟁력이 많이 떨어졌다. 이전 제품인 유로3엔진의 경우 시장에서 호응을 얻지 못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유로4엔진 개발은 그래서 두산인프라코어의 명운이 달렸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엔진개발 책임을 맡게 된 이 팀장에게 주어진 시간은 23개월. 개발 과정에서 팀장 리더십은 빛을 발했다.

이 팀장은 의사소통 과정을 중시했다. 개발 시작 시점부터 엔진 방식을 놓고 기술진 간 논란이 있었다. 당장 유로4 기준에 맞출 수 있는 EGR(배기가스재순환방식)과 촉매제를 써야 하지만 유로5 기준에도 맞출 수 있는 SCR를 놓고 격론이 인 것.

이 팀장은 사사건건 개입하지 않았다. 오히려 양측의 토론이 극한에 다다를 때까지 지켜만 봤다. 개발 완료 기간까지 시간이 촉박했지만 이를 통해 직원들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대안을 찾는 데 주력하기 시작했다. 당시 설계팀장이었던 신동성 부장은 “교통정리를 빨리 해줬으면 하고 바랐지만 돌아보면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더 중시해 이후 직원들의 업무효율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회고했다.

커뮤니케이션이 효율성 높인다

원칙을 중시한 것도 이 팀장이다. 엔진 부품 중 하나인 크랭크샤프트 내구성 검사 때였다. 1000시간 테스트만 통과하면 되는 설비가 908시간 만에 문제가 생긴 것. 준비 기간 포함 거의 두 달 가까이 되는 시간을 되돌려야 했다. 일부 기술진은 1000시간에 근접했으니 내구성테스트에 통과한 것으로 결론짓자고 했다. 이 팀장은 단호했다. 처음부터 다시 검토했다. 돌아보니 완벽해보였던 공정 과정에 결점이 발견됐고 이는 곧 더 좋은 엔진의 디딤돌로 작용했다. 이 팀장은 “완료 시점에 맞춰 품질을 최우선으로 둔다는 원칙을 세우고 기간별로 세세한 계획을 제시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솔선수범도 엔진 개발 성공의 실마리가 됐다. 차순창 부장은 “이 팀장이 기숙사에서 쪽잠 생활을 마다치 않고 평생 먹었던 피자보다 개발 기간 동안 먹은 피자가 더 많았을 정도였으니 아래 직원들도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털어놨다.

[특별취재팀 = 정광재(팀장) / 김병수 기자 / 명순영 기자 / 김충일 기자 / 박수호 기자 / 사진 = 송은지 기자 / 성혜련 기자]


 

[팀장&리더십] 남명현 현대·기아차 브랜드전략팀 팀장

기사입력 2008-04-23 09:46 기사원문보기

현대·기아차의 브랜드전략팀.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남명현 팀장.

‘가격 대비 만족할 만한 차’ 현대차에 늘 따라붙던 평가다. 낮은 가격에 꽤 좋은 성능의 차라는 인식은 현대차가 떼기 힘든 꼬리표였다.

이런 평가는 최근 크게 바뀌고 있다. ‘제네시스’ ‘모하비’ 등 현대·기아차의 주력 차종들은 성능은 물론, 가격 면에서 일본의 경쟁 차종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최소한 ‘저가’ 이미지는 많이 불식시킨 상황이다. 실제 인터브랜드(InterBrand)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 평가에 따르면,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는 2005년 84위(35억달러), 2006년 75위(41억달러), 2007년 72위(45억달러)로 계속 상승하고 있다.

현대차의 브랜드 파워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배경에는 브랜드전략팀과 팀을 이끄는 남명현 팀장(이사)이 있다. 현대·기아 브랜드전략팀이 구성된 것은 불과 4년 전. 남 팀장은 팀이 만들어진 지 1년 뒤인 2005년 7월 부임했다. 남 팀장은 “브랜드 전략 업무는 상대적으로 새로운 업무였다”며 “신규 업무에 따른 많은 업무 부담과 명확한 목표 설정이 첫 번째 관문이었다”고 밝혔다.

남 팀장은 빠른 성과 추진보다는 중장기적인 전략 수립과 체계적인 업무 추진이란 방법을 택했다. 제품개발, 광고, 영업 등 전 부문에 걸쳐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반영할 수 있는 매뉴얼과 브랜드 개발 전략 등을 만들어 나갔다. 팀 내부에선 팀원 개인별로 업무 분야를 명확히 설정해 주되, 내용만큼은 자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남 팀장은 “새로운 업무 영역인 만큼 일일이 관여하기보다는 함께 고민하고 자발적인 노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팀 전체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자율성을 부여해 업무추진단위를 ‘사수-조수’ 2인 체제로 단순화하고 팀 내 워킹 그룹장들에게 관련 권한을 이양했다. 워킹 그룹 내에서도 구성원 전체 토론을 통해 일이 추진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브랜드전략팀 Y 과장의 말.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자율성과 독립성이 보장돼 있어서 사내의 사원, 대리급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팀이 됐다. (팀장이) 조급해 하지 않으면서 팀원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다려 준다. 퇴근 시간 등에서도 자율성을 강조한다. 한마디로 팀장을 설명하면 ‘부드러운 멘토’라고 평가할 수 있다.”

‘부드러운 멘토’ 지향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팀의 성격상 상품과 디자인, 영업 등 다른 브랜드 관련 부서들과 보조를 맞춰나가야 하는 것은 물론, 낯선 일에 대한 압박이 많았다. 남 팀장은 “현장에서 브랜드 전략이 구체화돼 가고,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지는 보람을 함께 느끼며 극복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팀원들의 목표가 하나씩 달성돼 가면서 동기부여는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게 남 팀장의 생각. 전략 수립과 글로벌 감각이 중요한 만큼 팀원들의 교육도 관심 대상이다. 글로벌 감각을 익히기 위해 영어 업무 회의, 해외 출장 시 브랜드 관련 장소 방문 등을 일상화하고 있다. 팀원들의 사외 교육 참여를 독려하는 것은 물론, 업무 시간에 있어서도 배려해 준다. 남 팀장 스스로도 회사에 다니다 체계적인 공부의 필요성을 느껴 2003년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사내 자동차 산업 연구소에서도 일했을 만큼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술을 못해 식사시간을 통해 팀원들과 대화를 갖는다.

[특별취재팀 = 정광재(팀장) / 김병수 기자 / 명순영 기자 / 김충일 기자 / 박수호 기자 / 사진 = 송은지 기자 / 성혜련 기자]


 

[팀장&리더십] 이종진 LG전자 싸이언(CYON) 마케팅팀장

기사입력 2008-04-23 09:46 기사원문보기
사진 가운데가 이종진 팀장.
이종진 LG전자 싸이언(CYON) 마케팅팀장(45)의 휴대전화 화면. 많은 이들처럼 자신의 얼굴을 담아 놓았다. 그런데 얼굴에 그려진 낙서가 장난스럽다. 팀장급 직원이라기보다는 초등학생 휴대전화 같다. “좌절모드로 꾸몄다”는 게 그의 얘기. 유머 있고 권위적이지 않은 리더, 그것은 이 팀장이 추구하는 상사의 모습이다.

그의 유연한 리더십은 팀을 회사 중추조직으로 이끌었다. 이 팀장이 3년 전 국내 마케팅팀장으로 온 뒤 LG전자 휴대전화의 대박행진이 이어졌다. 첫 작품은 이른바 ‘초콜릿폰’. 휴대전화 키보드가 초콜릿과 비슷하다는 아이디어에 착안했다. 딱딱한 IT정보통신 기기에 살아 숨 쉬는 감성을 덧붙인 것. 이 마케팅으로 초콜릿폰은 출시 1년 6개월 만에 ‘텐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이어 선보인 샤인폰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상봉 패션쇼’ ‘태양의 서커스 퀴담’ 후원 등 문화마케팅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 ‘비보이’ 마케팅은 평범한 브랜드로 여겨졌던 ‘싸이언’을 젊고 역동적인 컬러로 바꿔 놓았다.

그가 이끄는 싸이언팀은 회사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로 경쟁업체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아이디어 뱅크’다. 또 휴대전화 시장조사에서 연구개발과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코디네이팅하는 ‘조율사’ 역할을 맡는다. 싸이언팀의 활약 덕에 LG전자 휴대전화는 지난해 시장점유율 30%를 기록해 전년 대비 10%포인트나 끌어올렸다. 내수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점을 고려하면 눈부신 성적표다.

“과거 휴대전화는 하나의 기계에 불과했죠. 하지만 저희 팀에서는 휴대전화가 가방이나 시계·목걸이 같은 액세서리, 한 단계 나아가 문화의 소품으로 인식된다는 점을 발견했어요. 그 점을 공략했지요.”

이 팀장은 팀원들에게 틈날 때마다 창의력(Creativity)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광고대행사에서 3년간 브랜드 컨설턴트로 일하는 동안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에 목을 맸던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고 했다.

“저는 아이디어 하나가 십만 명, 백만 명을 먹여 살린다고 생각해요. 비약해서 얘기하면 1년 중 364일을 놀아도 하루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면 그 팀원은 가치가 있는 것이죠.”

그는 창의성도 습관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이 때문에 싸이언팀 팀원들은 새로운 시도를 수용하고 자유롭게 창의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는 ‘습관’이 몸에 배어있다. 이 팀장은 “상명하복식의 팀 문화에서는 창의적인 생각이 나올 수 없다”며 “팀원이 팀장을 ‘만만하게’ 볼 때 자유로운 사고를 펼칠 수 있다”고까지 했다.

“팀원 공적 가로채지 않아야”

두 번째 비결은 스스로 일하도록 만드는 리더십이다.

최근 한 팀원이 휴대전화 마케팅을 새로운 매체에서 진행해보자고 제안했다. 이 팀장은 고객 타깃이 불명확하다고 생각했지만 추진해보라고 했다.

“저는 팀원들에게 ‘아이디어도 내고 스스로 실행도 해 내가 일이 없도록 만들라’고 농담 반 진담 반 얘기하지요. 불완전한 기획안이라도 사운(社運)에 영향을 줄 정도가 아니면 해보라고 합니다. 실패도 경험해야 성장하니까요.”

마지막 비결은 공(功)을 부하직원들에게 돌리라는 것.

“상사에게 듣고 싶은 말을 후배 직원에게 하면 성공하는 리더가 될 수 있다고 하지요. 후배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아마 ‘그 아이디어 좋았어’ ‘그 기획안 성공할 것 같아’ 같은 칭찬일 겁니다.”

[특별취재팀 = 정광재(팀장) / 김병수 기자 / 명순영 기자 / 김충일 기자 / 박수호 기자 / 사진 = 송은지 기자 / 성혜련 기자]

 
 

[팀장&리더십] 이경희 동부자산운용 AI2팀장

기사입력 2008-04-23 09:46 기사원문보기
강소 자산운용사의 기틀을 마련한 AI팀. 앉아 있는 이가 이경희 팀장.
동부그룹 하면 철강, 건설, 반도체 등 주로 제조업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동부금융네트워크’로 대변되는 소위 금융 분야의 성장세가 두드러졌기 때문.

특히 지난해부터 자산운용 부문에서 동부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일부 펀드의 수익률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엎치락뒤치락 1~2위를 다투면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런 동부자산운용의 저력은 어디에서 나온 걸까. 이경희 AI(대체투자)2팀장(40)에게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 팀장은 지금은 팀이 확대 재편성돼 2팀장을 맡고 있지만 지난해까지 AI팀장으로서 3명의 직원들과 함께 2006년 30위(51개사 중, 수탁고 기준)였던 동부자산운용을 지난해 21위(53개사 중)에 올려놓은 주역. 이런 공로로 올해로 4회째를 맞은 동부그룹 경영대상에서 금상을 받았다.

최진호 동부그룹 홍보실장은 “그룹 차원에서 경영대상 실무심사 위원회를 열어 엄격하게 심사하는데 그 전까지 금상 수상자는 한 명도 없었다”라며 “재무성과가 120억원에 달할 정도로 실적이 탁월해 선정됐다”라고 설명했다.오히려 팀원들에게 영광을 돌리는 이 팀장이지만 부하직원들은 “받을 만한 사람이 상을 받았다”고 입을 모은다.

팀원인 경미수 대리는 “시장이 어떻든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팀원들 역시 이런 팀장을 보고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각종 악재들로 증시가 크게 요동쳤던 터.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종전의 상품 설정을 바꾸지 않고 하락장에서 파생상품투자로 위험요인을 상쇄하도록 한 전략을 꾸준히 밀고 나갔다.

결과는 수익성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격이 됐다. 수익률이 돋보이자 지난해 1300억원이었던 연초 설정액의 델타펀드는 지난해 말 1조3000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불었다.

물론 여기에는 이 팀장의 풍부한 현장경험이 힘이 됐다. 그는 94년 동원증권에 입사해 전산실, 금융공학팀, 파생상품팀 등을 거치면서 업력을 쌓았다.

2000년대 초반에는 금융 부문 벤처기업에 뛰어들어 영업, 마케팅 등 실무 경험도 쌓았다.

이런 이력은 동부자산운용의 펀드들이 시장에서 히트상품으로 각광받으면서도 급락장에서 더욱 강하도록 만드는 데 일조했다.

팀원 간 업무분담은 철저하게

‘교통경찰’에 비유될 정도로 팀원들 간의 업무분담에 철저한 것도 이 팀장의 장점이다. 그래야 중언부언 보고절차를 생략하고 팀원이 책임감을 갖고 일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주식시장에서 관료주의식 늑장 보고 체계는 통하지 않는다”라며 “이럴수록 팀장은 팀원들의 능력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업무를 나눠주고 맡은 업무에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 흔치않은 여성 팀장으로서 일종의 책임감을 느낀다는 그는 남성 팀원들과도 스스럼없이 ‘곱창에 소주 한잔’을 기울일 수 있도록 먼저 마음을 터놓는다고 말했다.

경영대상 수상 때 가장 먼저 떠올랐던 이들이 팀원들이었다는 말에서 ‘세심하지만 끈끈한’ 팀장으로서의 면모를 떠올릴 수 있었다.

[특별취재팀 = 정광재(팀장) / 김병수 기자 / 명순영 기자 / 김충일 기자 / 박수호 기자 / 사진 = 송은지 기자 / 성혜련 기자]


 

[팀장&리더십] 박민영 다음 이마케팅사업본부 수석팀장

기사입력 2008-04-23 09:46 기사원문보기

박민영 수석팀장(왼쪽 첫 번째)과 팀원들.

박민영 이마케팅사업본부 수석팀장(33)은 다음커뮤니케이션 내 최연소 수석팀장이다. 같은 급의 다른 팀장보다 최소 3~4살은 더 젊다. 회사가 인터넷 업체임을 감안해도 그의 진급은 초고속이다. 그는 이마케팅사업본부 내 3개의 영업팀을 총괄한다. 그 아래 세 명의 주니어 팀장들이 있지만 모두 그보다 나이가 많다.

그렇다고 그가 늦게 입사한 건 아니었다. 그는 2000년 입사했다. 근무 연수로만 보면 8년차 고참이다. 입사 자체가 빨랐던 셈. 그는 동국대 북한학과 2학년일 때 회사에 들어왔다. 당시 나이 25세. 나이는 어렸지만 입사 전 이미 벤처업계에 몸을 담았다. 박 팀장은 “여성포털을 운영하는 벤처 회사의 마케팅 이사로 활동하면서 3억원을 투자받기도 했지만 기업이 작다 보니 결국 버티질 못했고 그 후에 큰 기업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고 말했다.

작은 회사를 운영한 경험은 다음에서 꽃을 피우게 된다. 마케팅 경력을 인정받아 디스플레이(배너) 광고영업을 맡게 된 그는 입사 1년 만인 2001년 매출 200억원을 올렸다. 2002년에는 전년 대비 90% 증가한 380억원을 기록했다. 직원 2명을 이끌고 시작한 그는 단숨에 18명의 직원을 이끄는 팀장이 됐다. 그해 그는 사내 최우수 직원으로 뽑혔다.

“팀원들에게 같은 생각과 비전을 갖도록 한 게 주효했어요. 회사의 성장이 하루가 다르게 보이니까 팀원들도 열심히 뛰었죠. 매주 주말이면 팀원을 이끌고 산으로 갔고 수시로 회식하면서 팀원 간의 관계를 좁혔습니다.”

잘나가던 그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나이가 어린 탓에 주변에서 ‘설친다’ ‘무례하다’는 얘기가 들렸다. 급기야 다른 팀장과 사소한 문제로 싸우는 일이 잦아지고 부하직원 사이에서 ‘독사’란 별명이 붙었다. “다른 사람들이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면 악에 받쳐 일을 더 하곤 했어요.”

위기 시 상사의 조언 도움

위기는 직장 상사의 도움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 위에서 그에게 강한 신뢰감을 보냄으로써 주위의 반발을 불식시키고 그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

최형우 이마케팅사업본부장은 “영업에서 가장 필요한 추진력과 돌파력이 뛰어났고 자기 자신에게 부족한 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보였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을 3학기째 다니는 중이다. 온라인 미니 MBA 3개월 과정도 이수했다. 본인 스스로 영업에서도 전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부하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더욱 향상됐다.

직장 동료인 장석원 채널마케팅 1팀장은 “박 팀장은 조직개편 같은 회사의 중요한 일이 있으면 미리 직원들에게 얘기를 꺼내 동요를 막고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조직개편안을 오히려 상사에게 역 제안해 흔쾌히 승인받는 등 중간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평가했다. ‘독사’란 그의 별명도 이젠 ‘마시멜로’로 바뀌었다.

그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는 마케팅, 콜센터, 쇼핑 등 타 부서 팀장을 거친 후 지난해 다시 이마케팅사업본부로 돌아왔다. 20명의 팀원을 이끌면서 그는 지난해 디스플레이 광고영업에서 600억원의 수입을 벌어들였다. 단일팀으로선 업계 최고 수준이다. 조직개편을 단행한 후 30여명, 3개팀을 이끄는 수석 팀장이 됐다. 그는 올해 목표를 1000억원으로 잡았다.

[특별취재팀 = 정광재(팀장) / 김병수 기자 / 명순영 기자 / 김충일 기자 / 박수호 기자 / 사진 = 송은지 기자 / 성혜련 기자]

 
 
매경이코노미

[뷰포인트] 인재 못 키우면 기업 망한다

기사입력 2008-04-23 09:46 기사원문보기
푸르덴셜 브라질 지사에 나가 있을 때, 그곳 사람들에게 배운 것이 있다.

브라질이 축구에 있어서 수십 년간 세계 최고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던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첫째는 그들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진정으로 축구를 사랑하기 때문이며, 둘째는 세계 최고 수준의 트레이너들이 소질 있는 아이들을 아주 어릴 적부터 전문적으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경제와 산업이 고도화될수록 전문 인력의 수요는 높아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고급 인재들은 쉽게 육성하기 힘들다.

따라서 각 기업들은 인재 스카우트에 치중하기가 쉽다. 최소 6~7년을 바라보는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교육해야 한 명의 인재를 얻을 수 있는데, 각 기업들은 그런 투자보다는 손쉽게 이미 키워진 인재를 데려오려고만 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이야기들을 들으면 아쉬움이 크다.

기업이 사회에 환원해야 하는 것은 단순한 사회봉사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그 사회발전의 근간이 되는 뛰어난 인재들을 발굴 육성하는 일까지 포함된다.

가르치는 게 어렵다거나, 가르쳐 놓은 우수 인력이 다른 회사로 이직할 수도 있다는 이유로 인력투자를 소홀히 하고 완성된 인재만을 거두는 것은 무분별한 자원 착취를 일삼던 초기 산업사회의 폐해를 떠올리게 한다. 자원이 바닥난 지구에서 제조업의 발달이 멈출 수밖에 없는 것처럼, 인재가 계속해서 육성되지 않는 한 기업의 장기적 발달은 생각할 수 없다.

푸르덴셜생명 출신 인재 중 많은 사람들이 현재 타사로 진출해 각자 생명보험에 대한 철학과 사명감을 갖고 활동하고 있다.

푸르덴셜은 흔히 업계에서 ‘인재 사관학교’라 불린다. 푸르덴셜 출신들이 인정받는 것은 그들이 체계적인 교육에 의해 육성된 ‘잘 훈련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푸르덴셜은 타사 출신의 영입을 금하고 오직 신규 모집을 통해서만 조직을 육성하고 있다.

엄격한 채용 과정을 통해 선발된 인재들은 미국에서 1세기 이상 쌓아온 독자적인 교육시스템을 통해 2년간의 장기 연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금융 전반에 관한 전문 지식을 갖춘 재정계획전문가로 성장하게 된다.

물론 이는 우리 회사만의 철학을 처음부터 교육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나름의 지침이기도 하다.

그러나 인재 양성이야말로 우리의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큰 이유다. 인재 육성 없는 스카우트 경쟁은 장기적으로 업계 전체 미래를 어둡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혜로운 우리 선조들은 농사를 지을 때, 땅의 양분을 지나치게 뺏는 것을 염려해 항상 충분한 거름을 주곤 했다.

이는 지금으로 보면 더 오랫동안 탐스러운 과실을 얻기 위한 일종의 투자라고 볼 수 있다.

기업 역시 사회라는 토양 위에서 존재하고 발전한다. 개별 기업이 인력 유출이라는 리스크를 안고서도 인재개발에 투자하는 것은 결국 업계에 대한 단순 봉사 차원이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그 기업 자신의 존속과 발전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라는 말이 된다.

한국 금융업계는 최근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자본시장통합법의 발효로 업종 간 벽이 허물어질 예정이며 새 정부는 한국을 아시아의 금융 허브로 구축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런 발전은 하루아침에 이뤄지기 힘들다. 윤리성과 전문성을 두루 갖춘 고급 인력을 양성하고자 하는 기업의 장기적인 안목이 뒷받침될 때 각 개인의 발전이 기업의 발전으로 이어지고, 그 윤택한 토양 위에서만 우리는 멋진 과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황우진 푸르덴셜생명 사장]
출처 : 無鎭님의 플래닛입니다.
글쓴이 : 무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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