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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더들이 본 세계경제 7대 키워드

부경(扶熲) 김기선 2009. 4. 14. 14:00

글로벌 리더들이 본 세계경제 7대 키워드

기사입력 2009-01-27 17:01 기사원문보기
 
◆ 2009 다보스포럼 ◆

전세계 경제가 비상이다. 2009 세계경제포럼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0여 개 세션을 통해 다양한 주제들을 논의하겠지만 올해 세계경제포럼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세계경제 회복이다. 경기침체가 얼마나 심각할지 그리고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성장의 발판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에 대해 논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세계경제 성장을 이끌어왔던 글로벌라이제이션과 자본주의에 대한 심각한 문제 제기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또 기후변화, 신재생에너지, 수자원 고갈 문제 등 글로벌 어젠더가 시급한 경제 현안에 밀려 우선순위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 글로벌 경기 회복

= 다보스 현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주제 중 하나는 역시 글로벌 경기 회복이다. 올해 경제전망은 암울하다. 2차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선진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흥시장도 디플레이션을 염려해야 할 정도로 불안하다.

모건스탠리아시아 스티븐 로치 회장은 "앞으로 글로벌 경제가 지난 5년간 지속된 과도함의 시대(era of excess)가 가져온 거품이 꺼지는 상황에 처할 것"으로 진단하고 이를 거울 이미지(mirror image) 효과로 해석했다. 거울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비추지만 좌우가 바뀌어 보이는 것처럼 앞으로 5년간 글로벌 경제가 지난 5년간 지속된 과도함의 거품이 붕괴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얘기다. 로치 회장은 또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과거 경기침체 후 회복 강도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부양을 위한 통화정책이 예전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고민거리다. 금리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생존위기에 처한 은행들이 오히려 대출 축소에 나서면서 돈이 돌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정책의 중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세계경제포럼에서는 통화ㆍ재정확대 정책이 결합될 경우 경기부양 효과를 극대화할지 아니면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울지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한다.

◆ 산업충격

= 글로벌 경제위기가 산업계에 미치는 충격도 세계경제포럼의 주요한 주제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전세계 교역량이 지난 82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할 위기에 처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진원지는 금융이었지만 이미 그 충격파는 실물경제로까지 번진 상태다. 금융권들은 살아남기 위해 자본 확충에 나서는 한편 신규 대출을 억제하고 있다. 때문에 기업으로 흘러들어가야 할 돈줄이 말라붙고 있다.

자금부족에 시달리는 기업들은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 이는 미래 에너지자원 개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투자개발이 기업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다. 기업들이 무차별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다 보면 유능한 인재를 잃을 수도 있다.

또 이번 글로벌 위기는 기업 신뢰를 무너뜨리고 최고경영자가 받는 천문학적 단위의 보수에 대한 불만을 확대재생산시키고 있다. 경기부양책도 좋지만 경기가 진정한 회복세에 접어들려면 기업ㆍ금융회사에 대한 신뢰가 우선 회복돼야 한다.

◆ G20의 미래


=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에서 G20 정상회의가 처음 열렸다. 선진국과 신흥시장을 포함하는 G20 국가들은 전세계 GDP의 90%를 생산한다. 세계경제포럼이 G20 국가들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구와 북미 국가 등만을 포함하는 G7의 지배력은 한계에 직면했다. 한국ㆍ중국ㆍ인도ㆍ브라질 등 신흥국가들의 목소리가 들어간 G20이 새로운 세계질서 구축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신세계질서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한 올해 세계경제포럼에 G20 정부 수반 10명을 포함해 20개국 정부 고위관료들이 모두 참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세계경제포럼은 G20 국가들이 글로벌 이슈를 주도할 수 있는 협력의 미덕과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 새로운 흐름

= 경제는 어렵지만 여전히 새로운 사업 기회와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성장을 이끌 수 있다. 2001~2003년 경기침체기 때 인텔은 오히려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했다. 덕분에 경기가 회복된 2004년 매출 급증으로 보상받았다. R&D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관심을 받는 곳은 중국을 위시한 아시아지역이다. 중국 R&D 투자액은 세계 최대 규모다. 반면 선진경제 R&D 규모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물론 R&D를 통해 탄생한 기술이 새로운 수요를 만나야 빛을 발할 수 있다. 그 수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곳이 바로 신흥개발도상국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휴대폰 판매가 가장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곳은 아프리카다. 3억대의 휴대폰 수요가 아프리카 대륙에서 기다리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기존 화석 연료를 그린에너지로 대체하기 위한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혁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 지속가능한 성장

= 수출을 통해 엄청난 무역수지 흑자를 축적한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벌어들인 달러로 미국채를 사들이고 미국 소비자들은 천문학적인 경상ㆍ재정적자 속에서 소득 이상의 과소비를 수십년간 지속했다. 많은 석학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단초를 이 같은 글로벌 불균형에서 찾는다. 미국발 글로벌 경제위기에 직면한 전세계 국가들은 이제 이 같은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불균형 해소는 미국 과소비가 종언을 고하고 세계 최대 소비시장 미국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ㆍ일본ㆍ독일 등 수출 중심 국가들로서는 기존 성장전략을 대대적으로 손봐야 하는 시기에 직면한 셈이다. 근검절약하는 미국인들이 가져올 글로벌 경제 충격에 대해 세계경제포럼은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 시장자본주의 논쟁

= 글로벌 경제위기는 자본주의관도 흔들어 놓고 있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파산하거나 대규모 투자 손실에 허덕이고 있는 것을 보면서 자본주의 시장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가 일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자본주의 이론은 여러 가지 전제를 기초로 한다. 예를 들어 개인들은 합리적이고 이들이 사익을 추구하면 공공의 선(이익)에 부합되는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최근 '인간은 합리적'이라는 기본전제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기후변화ㆍ물부족ㆍ식량안보

= 경제위기 외에도 산적한 현안은 많다. 기후변화ㆍ물부족, 빈곤, 식량안보 등이 그것이다. 경제를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후변화 등 글로벌 어젠더를 무시하면 장기적으로 지구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세계경제포럼이 기후변화 등 환경어젠더를 중요시하는 이유다.

[다보스(스위스) = 박재현 부국장 / 박봉권 기자 / 김규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