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음집(스크렙)

배신인가? 의리인가?...난감한 요즘 세태

부경(扶熲) 김기선 2007. 7. 20. 18:55

배신인가? 의리인가?...난감한 요즘 세태

 

적어도 남자에게 있어 의리란 때로 목숨보다 중하게 여깁니다.
그 의리라는 게 때로는 맹목적이고 군럭.자리.상위지향적일 때도 있습니다.

일본의 예입니다만 다나카 가꾸에이가 수상시절 미국 록히드사로 부터 뇌물을 맏은 협의를 받고 있었지요.
이 과정에 항공기 수입상사가 연관되었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이때 수입상사의 경리 부장이 자살을 해 버렸습니다.
살아 있는 증거가 돌연 없어진 셈이 되었습니다.
이 건 검찰 조사가 확대되면 조사 받을 게 뻔하고 그렇게 되면 진실을 말할 수 밖에 없고 이는 회장에 대한 배신이 되어 견딜 수 없었을 겁니다.
회장을 배신할 것이냐 의리를 지킬 것이냐의 갈림길에서 의리를 지키고 자살을 택했던 것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세간에서 말하는 '정의가 무엇이냐'하는 법률적인 해석은 차치해 두기로 하지요.
그러고 나면 이 경우 멋있는 죽음이라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면, 세조의 왕위 찬탈에 반대하다 목숨을 잃은 성삼문 박팽년 하위지 이개 유성원 유응부 6인의 사육신은 단종에 대한 의리를 끝까지 지키다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노량진에 사육신의 묘를 만들고 지금까지 그들의 절개를 기리고 있습니다. 

요즘 대선을 앞두고 있다고는 하지만 배신과 뒷통수치기가 너무 성행하는 건 아닐까요.
여권이라는 동네에서의 이합집산은 더 말하고 싶지 않을 정도고요.
좀 괜찮다 싶었던 인물들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당치 않는 곳으로 머리를 들이대더군요.
자기가 무슨 김흥국이라고 시도때도 없이 들이대긴...

얼마전 어느 정당의 대선후보가 며칠간 산사를 돌아다니다가 탈당을 했습니다.
여러 분들께서 우리 정서로는 인물은 괜찮은 데 배신은 용서할 수 없다고들 얘기하더군요.
김 뭐라는 자가 이 전시장을 헐 뜯고 다니면서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비리 운운하면서 떠벌리고 다니더군요.
김씨가  이 전시장의 비서 였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합니다.
누구 보다도 먼저 이 전시장에게  비위 사실이 있다면 나누어 짊어지고 가야할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 생각되는 사람이지 않습니까.
그 자가 떠벌이고 다니는 말이 전부 사실이라 해도 저는 그 자의 말을 믿지 않겠다고 생각합니다.
또 근자에는 박후보의 대변인을 했던 기자출신 여의원이 돌연 상대후보 진영으로 쏙 들어가버렸습니다.
늘 사람이 지켜야할 '의리'니 '정도'를 외치던 사람입니다.
그런 인간성을 가진 자들의 말 이라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 자들이 얘기하는 정의나 민주주의나 대의정치는 이미 이 사회에서는 공허해졌기 때문입니다.
이런자들은 대부분 대선 뒤 있을 국회의원 공천권을 저울질 했음에 틀림없을 겁니다.
그게 여의치 않게 되자 유명세를 담보로 다음 선거에서 어떻게 공천이라도 받아보려는 심사이겠지요. 

흔한 말로 인간이 먼저 되어야 정치고 사업이고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인간'으로서 낙제점을 받은 자들이 국회의원이 된들 그가 하는 정치는 뻔한 것입니다.
모시던 상관과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버렸다는 얘기는 멋 있게 들려도 사리사욕을 위해 옛 상관과의 업무상 발생한 일을 까발린다는 얘기는 슬프게 들립니다.

남자들의 세계란 목숨 바쳐 무덤까지 가져가야 하고 지켜야 할 그들만의 비밀이 있는 겁니다.
최소한 침묵을 지키는 것이 예의이고 사나이의 의리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불법과 부정을 눈 감아야 된다는 얘기는 절대 아닙니다.
직책상 얻게된 비밀을 외부에 나와 발설 하고 다닌다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가 깨지는 결과를 낳게 될 뿐입니다.
불법이나 비리는 얘기할 상황이 되면 벌을 받도록 하면 됩니다.
본인이 법집행자가 아닐진대 언론에 흘려서 난도질을 하는 건 비열한 짓에 불과합니다.

국회의원이 비서를 믿지 못하고 사단장이 참모를 믿지 못하고 애비가 자식을 믿지 못하고 선생이 제자를 믿지 못하고 대통령이 비서관을 믿지 못하는 불신 사회가 된다면 그 것이 곧 양아치 세계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저는 단호히 말씀드립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의를 저버리는 행위는 불법을 저지르는 것 보다 더 심각한 문제라고요.
비록 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진짜 지켜야할 의리는 뭐고
하지 말아야할 배신은 어디까지인가요?
모든게 의미를 부여할 수 있고
할 얘기들이 있지는 않을까요.

이상, 저는 저의 기준으로 말씀드렸습니다.
다른 의견이 계신 분은 '덧붙이는 글'로 말씀 해주시기 바랍니다.

 

 

덕근이의 좋은 이야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