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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블루오션...色聲香味觸 '오감기술'

부경(扶熲) 김기선 2008. 7. 8. 21:02
차세대블루오션...色聲香味觸 '오감기술'
전세계 구석구석 침투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인 코카콜라를 떠올려 보자.
그 코카콜라 병은 ‘잡는 순간 눈을 감고도 코카콜라임을 알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주문에 의하여 만들어졌다고 한다.
당대의 유명한 바로 그 디자인이 여자 친구가 입고 있던 허블스커트를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는 소문과 브리태니커 사전에 실린 코코넛의 일러스트를 보고 힌트를 얻었다는 얘기가 있다.
어쨌든 매끈한 촉감과 참신한 디자인으로 수요자들에게 코카콜라 브랜드를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오감기술의 결실인 것이다.

또 다른 예도 있다.
늘 독특한 향기가 나는 기내 환경으로 인상적인 기억을 남긴 싱가포르 항공사, 키패드를 누르면 향이 나거나 터치감이 새로워진 휴대전화, 제품의 로고를 연상케 하는 인텔의 멜로디로고 등 인간의 감각을 접목한 제품 아이디어는 나날이 영역을 넓히고 발달하여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해 왔다.
이 같은 인간의 다섯 가지 감각을 이용한 ‘오감 브랜딩’이 효과적인 감성마케팅 기법으로 주목 받고 있는 까닭은 촉각, 후각, 미각 등을 제품을 통해 경험하도록 함으로써 고객들로 하여금 브랜드에 대해 호감을 갖게 하고, 더 나아가 고객들과 브랜드와의 관계를 긴밀하게 하기 때문이다.

‘오감 브랜딩’ 감성마케팅 기법 주목

최근 이러한 오감에 대한 기술개발이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색상과 소리, 향기와 맛, 감촉을 디지털신호로 변환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오감 기술’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나라마다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오감기술은 이미 구현이 가능한 시각과 청각신호 외에 냄새를 전달하는 후각기술이 실험 단계에 접어들었고, 맛과 촉감 등에 대한 연구도 시작돼 PC 등 정보단말기를 통한 완벽한 ‘가상현실’ 의 꿈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오감기술이 사람을 닮은 로봇인 ‘휴머노이드’로 곧바로 적용돼 진화되기에 앞서, 인공지능과 시각인식·음성인식 등 기술이 자동차, 휴대전화, 가전제품들 안으로 숨어들어 우리 생활주변에서 영역을 넓혀 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미 미국 일본 등 기술선진국에서는 오감기술을 21세기 핵심기술분야로 규정하고, 국가적 차원의 기술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보고(色), 듣고(聲), 냄새 맡고(香), 맛보고(味), 만지는(觸) 인간의 오감(五感)을 재현해 인터넷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시대를 열기 위한 국내외 과학자들의 노력이 최근 들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감성을 남달리 생각하는 일본은 100여종에 이르는 화학물질을 혼합해 다양한 냄새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꽃, 오렌지, 사과 등 향기로운 냄새뿐 아니라 썩은 생선냄새까지도 합성해냈다고 한다.
이를 이용하면 컴퓨터에 냄새 저장통과 그 통을 조종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깔고 있는 사람끼리는 지구 반대편에 떨어져 있더라도 인터넷으로 냄새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
전자카드에 사과를 그려놓고, 사과향을 발산하라는 명령어를 보내면 상대편의 냄새통에서 사과향이 뿜어져 나오는 식이다.

인터넷으로 냄새를 주고받을 수 있게 돼

2001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컴덱스에는 향기를 내는 기술이 소개됐다.
미국 디지센츠사에서 개발한 ‘이이스멜’이란 주변장치를 프린터처럼 컴퓨터에 연결해 두면 모니터 화면에서 특정 물체를 클릭할 때마다 이 장치가 화학물질을 섞어 알맞은 향기를 분사하며, 소프트웨어를 통해 원격으로 향기를 전달하는 기술이다.
오감기술이 인터넷이나 멀티미디어와 결합하여 진화하는 예이다.
국내에서도 현재 진행 중인 촉각, 후각 및 미각에 대한 개발동향을 살펴보면, 3차원 입체화면에 장미향이나 커피향 등 기본적인 향기를 발산해 주는 멀티미디어 게임과 향기 PC, 눈동자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인터페이스 기술이 등장하는 등 오감기술 연구가 본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보편적으로 표준화된 영상과 음성에 비해,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는 후각 인식시스템은 맥주, 양주, 차를 구분하고 소금물과 설탕물의 농도 차이를 구분하는 정도로 알려져 있다.
오감기술이 실현될 경우, 보다 자연스럽고 현실감이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고, 교육, 의료, 복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까지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오감기반의 휴먼-컴퓨터 상호작용(HCI) 기술이 차세대 PC, 지능형 로봇, 디지털홈, 텔레매틱스 등 인간과 기기간의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를 위한 핵심공통기술이라 강조하고 싶다.

미국, 일본 등에서 원천특허 확보를 위한 선특허, 후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EU에서도 타지역 국가에 대한 배타적인 기술정책을 펴면서 기술표준화를 통한 IPR(Intellectual Property Right)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등 기술 및 시장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따라서 우리도 시각, 청각 중심의 응용서비스에서 더욱 진전하여 촉각, 후각, 미각 등 인간의 오감 메커니즘을 이용한 오감기술 기반의 미래전략산업에 대응한 핵심 IPR 확보 및 연관 부품소재의 선행기술개발에 전력투구해야 할 것이다.

다만, 색성향미촉(色聲香味觸)의 5감 뿐 아니라 친환경적 마음, 친인간적인 접근, 먼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하나가 더 필요할 지도 모른다.
그 하나는 물질과 정신을 연결하는 ‘법(法)’이다.
진정한 감성기술의 토대를 위해서는 5감을 둘러 싼 가장 한국적인 ‘6감기술’이 곧 필요하게 될지 모르겠다. 


* 이글은 월간전자부품誌에 기고했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