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할일들이 뭐더라?' 놓쳐버린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틈도 없이 정신없이 계단을 오른다. 누군가 내게 가볍게 눈인사를 하는 듯하지만, 인사할 겨를도 없다.
머릿속에선 '개발기획서 제출이 오늘 오전까지니까 꼭 보내야지, 그리고 저녁 약속이 어디더라? 몇 시였지?' 여러 업무들이 뒤엉킨다.
'아 참, 지금 인사한 사람이 누구지? 어디서 많이 봤는데... 마케팅팀장! 이게 무슨 실수람.' 왜 이렇게 늘 정신이 없단 말인가.
후다닥 사무실로 올라와 자리에 앉았다. 컴퓨텉를 켜고 메일을 확인하고, 여기저기 답메일을 보낸다. 메일을 보내는 동안에도 머릿속에서는 여러 가지 업무들이 뒤엉킨다. 쉽게 집중하기 힘들다.
잠시 담배를 피우려 나가서도 함께 있는 직원의 말은 건성으로 듣는다. 머릿속엔 또 딴 생각이 끼어들었다. '맞아, 거래처에서 요청한 샘플 발송도 오늘까지잖아. 일단 그것부터 처리하자.' 이렇게 오전 시간이 후다닥 가버린다.
점심을 먹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차를 마시는 순간, 그제야 개발기획서가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