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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
Plus Minus Zer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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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마이너스’(디렉터: 나오토 후카사와) 로고와 탁상시계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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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적절한’ 상태를 찾아내는 것은 모든 디자이너들의 꿈이자 평생의 과제이기도 하다. 미니멀이라는 표현은 -그 복잡한 개념적 정의와 무관하게- 디자이너에게 과잉 디자인을 삼가는 지침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지나치게 덜어냄으로써, 클라이언트로부터 ‘대체 무엇을 디자인 했냐’는 비난을 받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적정선을 정확히 짚어내면서도 미적, 기능적인 가치 어느 하나도 희생시키지 않는 이 시대의 디자이너로 나오토 후카사와를 꼽을 수 있다. 후카사와의 ‘ 플러스마이너스제로’의 탁상시계, 디지털 타이머, 온도계 등이 올 9월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기간 동안 투?티투?티원에 선보일 예정이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말처럼, 후카사와의 디자인은 사물의 기능에 충실한 형태를 창안하고 컬러나 액세서리 등 일체의 장식적 요소를 절제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점에서 그의 디자인은 독일 브라운 사의 디자인을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후카사와의 것은 한 눈에 보아도 어딘지 ‘일본적인’ 분위기가 읽혀진다. 다시 말해, 모던한 미감에 일본 디자인 감성을 녹여내고 있는 것이다. 작지만 가독성에는 문제되지 않는 숫자판, 검정과 흰색 그리고 단 하나의 포인트 컬러 사용, 그리고 사각 형태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하는 디자인적 배려. 이처럼 형태와 기능이 힘겨루기를 하기보다 섬세하게 상호 보완할 때 군더더기 없는, 균형 잡힌 디자인이 가능하다는 것을 그는 디자인으로 보여주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소비자의 취향이 시시각각 변한다 해도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디자인은 언제 어디서나 환영 받을 것이다. 불황과 같은 사회, 경제적 상황 변화나 빠른 기술의 발전 속에서 디자이너는 변화의 흐름을 미세하게 읽어내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초월하는 보편적 가치, 즉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균형 잡힌 디자인을 동시에 고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