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의 기차역을 나서면 바로 앞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놀이공원이라는 티볼리 공원이 있다. 놀이공원에서 들려오는 신나는 함성과 고함 소리를 옆으로 하고 모퉁이를 조금 돌면 덴마크 디자인 센터가 있다. 이곳은 작은 나라 덴마크의 몇몇 특화된 산업 분야들이 세계 정상을 차지하는데 도움을 주고 그에 따라 덴마크를 부강하게 만드는 원동력인 덴마크 디자인을 지원하는 정부설립 기관이다. 지금 이 곳 덴마크 디자인센터에서는 2007년 3월 30일부터 10월 14일까지 the Danish Design Prize 2007의 수상작들과 Designmatter award 2007 수상작이 전시되고 있다.
북유럽의 작은 나라들이 전세계를 상대로 자신의 존재를 각인 시키기는 사실 쉽지 않은 면이 있다. 또한 북유럽 국가들은 작은 나라의 특성상 주변의 큰 나라들이나 아니면 세계를 휩쓰는 미국의 주류 문화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 있기도 하다. 예를 들면 텔레비젼 방송만 봐도 자체 제작 프로그램들은 극히 적고 대부분 미국이나 영국의 유명 프로그램들을 자막만 넣어서 내보내는 방송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여건하에서 디자인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통용성을 가지면서도 자체의 고유한 디자인 특성과 경쟁력을 가지도록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여건하에서 북유럽 각국은 디자인 진흥청과 같은 기관을 두고 세계적으로 통용되면서도 북유럽 각국의 고유한 색채를 유지하는 디자인을 지원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덴마크 디자인 센터에서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제정한 상이 덴마크 디자인 상(Danish Design Prize)이다. 디자인을 통해 덴마크 산업계의 경쟁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덴마크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디자인의 모범을 제시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디자인 안목을 높이는 것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덴마크 디자인 센터는 중소기업의 디자인에 대한 투자를 촉진시키기 위해 올해부터 디자인진흥상(Designmatter award)을 추가하였는데, 디자인 혁신을 통해 생산과 판매에 있어 성과를 거둔 중소 기업에게 상을 줌으로써 디자인에 대한 투자가 돈 낭비가 아니라 매출과 이익 신장의 가장 확실한 길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기능적 요소와 사회적 경제적 요소를 잘 결합시킨 덴마크 디자인을 선정함으로써 다른 기업들에게 디자인 투자에 대한 방향을 설정해 주는 것이 이러한 상들의 주요 역할이다.
덴마크 디자인 상은 매년 주어지는 상은 아닌데, 올해의 상은 3년 만에 주어지게 되었다. 올해에는 제출된 100여 점의 디자인 중에서 12 작품이 최종 선정되었다. 여러 분야에 상이 주어졌지만 올해의 경우 기업로고와 브랜딩 분야에서 선정된 작품이 많았다. 또한 덴마크가 경쟁력을 가진 산업분야인 의료와 웰빙(well-being)과 관련된 산업에서 제품 사용자의 편의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면까지 배려한 우수한 작품들이 여럿 나왔다.
Pressalit Care
디자인: 3PART A/S, 2006
Company: Pressalit Care A/S





The Danish Design Prize 2007 (2) 07.04.30
이 작품을 살펴보면서 역시 덴마크도 북유럽답게 소수를 위한 디자인 활동이 활발한 것 같아 왠지 기분이 좋았었다. 이 상품은 병원에서 간호사가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눕힌 상태에서 씻어주는데 사용하는 장비이다. 상품의 특성상 환자의 편안함과 안전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 뿐만 아니라 수치감을 유발할 수 있는 상황에서 환자와 간호사간의 감정교감과 병원이 주는 차가움을 극복하는데 디자인의 주안점을 주었다고 한다. 녹을 방지하기 위해 알루미늄을 주 소재로 사용하고 폴리우레탄을 환자의 등 부위에 사용해 등이 차가운 금속에 닿지 않도록 않고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가지도록 하였다. 또한 물을 한곳으로 모아서 처리하도록 함으로써 바닥에 물이 흐르거나 환자를 씻어주는 간호사나 간병인에게 물이 튀지 않도록 디자인 하였다고 한다.
XO 4/XO Smart Link Dental Unit
디자인: XO CARE A/S, Jacob Jensen Design A/S, 2004
Company: XO CARE A/S



디자이너는 이 치과 치료장비를 치과 치료계의 포르쉐(Porsche)급으로 만들고자 하였다고 한다. 전체 장비가 손이 필요 없이 치과의사의 발만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하였고 치과의사의 자세와 환자의 위치에 대한 면밀한 연구를 통해 최대한의 효율성을 기할 수 있는 디자인을 실현하였다고 평가 받는다. 치과의사와 환자에게 편리함과 위생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것 이외에 스타일리쉬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통해 환자들이 치과에서 느끼는 정서적 불편함을 최소화한 디자인이다.
t.a.k.k take-away kostkompagniet
디자인: BRIX GD, Mette Brix, WILLERUP & Henriette Willerup, 2006
Company: Kostkompagniet ApS



t.a.k.k는 개인 고객에게 테이크어웨이(take away) 음식을 팔고 회사 등에는 출장요리(catering)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이다. 영양사와 조리사, 스포츠 과학자와 영양학자 등을 고용해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음식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신개념의 업종으로 웰빙을 강조하는 시대적 조류에 맞추어 탄생한 업종이다. 사회적, 문화적 파급력이 큰 새로운 사업개념에 대해 주어지는 비젼상(Vision Prize)를 수상하였다. 회사의 브랜딩에서는 일관성과 건강에 대한 강조 전문성을 강조하였다고 한다.
The Classics Prize 2007: The Irma girl
Design: Sofus Greiffenberg, 1907
Bent Mackeprang, 1942
Erik Ellegaard Frederiksen, 1979
Connie Lyst, 2003
Company: IRMA AS



덴마크의 수퍼마켓 체인인 Irm의 로고인 이르마 소녀는 1907년 건축가인 소푸스 그레이펜베르그가 딸인 엘제의 모습을 본따 디자인한 이후로 1942년, 1907년, 2003년 각각 시대에 맞추어 현대적으로 모습을 조금씩 바꾸어 왔다. 이번에 클래식상(Classic Prize)를 주기로 결정하면서 심사위원들은 디자인이 그에 따른 재미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과 이르마 회사가 그래픽 로고 디자인에 대한 투자를 통해 회사 브랜드 가치를 높여 나가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고 한다.
Stelton Vacuum jug
디자인: Erik Magnussen MDD, 1977, 2007.
Company: STELTON A/S




오랫동안 고객의 사랑을 받아온 전통 있는 디자인에 주어지는 클래식상(Classic Prize)를 수상한 스텔톤 보온병은 1977년에 처음 디자인된 이후로 지금까지 3백만 개가 팔려나갔다고 한다. 북유럽의 백화점이나 디자인 상품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 보온병은 그 디자인의 단순성과 우아함에서 30년 전 디자인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현대적이다.
Lightyears A/S

Lightyears는 올해 처음 신설된 Designmatter Awrd를 수상하였다. 이 상은 디자인 혁신을 통해 성공을 거둔 중소 기업에 주어지는 상이다. Lightyears는 만들어진지 17개월밖에 안된 조명기구 전문 신생기업이다. 그러나 매 분기마다 20-30%이상의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전체 생산품의 50%를 수출하는 등 덴마크 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빠른 시간 내에 인정을 받게 되었다. 이들의 성공 비결은 여러 덴마크 디자이너와 디자인 회사와의 프로젝트를 통해 매우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조명기구들을 디자인하고 높은 수준의 품질과 경쟁력을 유지한 데 있다. 덴마크는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들에 의해 산업이 유지되는 나라이고 이러한 작지만 디자인에 바탕을 둔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들에서 덴마크 산업의 미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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