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관리(디자인)

융복합과 기술혁신이 디자인 비즈니스 성공법칙 새로 쓴다

부경(扶熲) 김기선 2007. 4. 24. 14:37
숨가쁜 기술혁신과 컨버전스(융복합)로 대표되는 급격한 경영환경의 변화. 이 속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들은 어떤 공통점을 갖고 있을까?.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액센츄어는 지난 11~13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한 글로벌컨버전스포럼에서 ‘고(高)성과 기업(highperformancecompany)’이란 키워드로 경쟁력 있는 기업의 특징을 해부했다. 전 세계 60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4년 간에 걸쳐 진행된 연구 결과, 고성과 기업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 달성한 기업’으로 정의됐다.
또 시장집중과 선택, 차별화 능력, 승리하려는 마음자세 등 3가지 핵심기반 구축이 필수조건으로 지적됐다. 포럼에서는 사람과 기업, 세계를 연결하는 디지털혁명을 촉진하는 데 있어서 극복해야 할 장애물과, 10대들의 인터넷생활에서 기업들이 배워야 할 교훈에 대해서도 심도 깊은 논의가 오갔다.



지난 1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액센츄어 글로벌컨버전스포럼 첫째날 전체회의에서 마틴 콜 액센츄어 통신,하이테크산업담당 대표가 '고성과기업의 조건'에 대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큰 것이 더 이상 작은 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빠름이 느림을 이길 뿐이다.”(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

컨버전스(융.복합)와 기술혁신이 비즈니스의 성공법칙을 새로 쓰고 있다. 사용자 주도의 웹2.0으로 무장한 구글이 인터넷 거대기업이었던 야후의 전성시대에 마침표를 찍었고, MP3업계의 후발주자였던 애플은 아이팟(iPod)을 앞세워 시장을 석권한 데 이어, 아이폰(iPhone)으로 휴대전화 시장 제패까지 노리고 있다. GM,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업계 ‘빅3’의 쇠락으로 대마불사(大馬不死,too big to fail) 신화가 깨진 반면, 파산직전이었던 닛산은 초감량 경영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과거의 성공법칙을 무색하게 만드는 경영환경의 변화 속에서 새로운 성공법칙(경쟁력)은 무엇인가. 환경변화에도 불구하고 초일류기업들이 지속적으로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비결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액센츄어(Accenture)가 지난 11~13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한 글로벌컨버전스포럼은 ‘경쟁력(competitiveness)’을 해부하고 공유하는 토론장이었다.
‘고(高)성과로 가는 항로 탐색(navigating the road to high performance)’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MS(마이크로소프트),BT(브리티시텔레콤),삼성전자,NTT,텔스트라(호주) 등 37개국 151개 기업 임원급 240여명이 참석했다.

■ 고성과기업(high performance company)의 조건

액센츄어는 전 세계 6000여개 기업에 대한 4년간에 걸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500개의 경쟁력있는 기업을 추려내 ‘고성과 기업(high performance company)’으로 규정했다.
포럼 개막 기조연설에 나선 마틴 콜(Cole) 액센츄어 통신&하이테크산업 대표는 “고성과 기업이란 산업의 라이프사이클이나 리더십(경영진) 교체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경쟁기업보다 높은 성과를 보이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고성과 기업으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6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고성과 기업은 ▲성장성(매출증가율) ▲수익성(자본수익률과 자본비용의 차이) ▲총주주수익률(TSR,주가상승률과 배당수익률을 합친 것) ▲미래가치(주가 중 현재 실적으로 설명 안 되는 부분) 장수성(longevity,총주주수익률이 동종업계 평균을 넘는 기간) ▲일관성(consistency,7년 중 몇년 동안 동종업종의 평균 수익성,성장성,미래가치를 넘는가) 등 6가지 성과지표가 동종업종 평균을 모두 넘어야 한다. 소프트웨어 회사인 어도비는 고성과 기업의 대표 사례다. 어도비는 최근 7년간 20%가 넘는 총주주수익률을 유지해왔고, 매년 15~25%씩 성장해왔다고 액센츄어는 밝혔다. 액센츄어 분석결과 500개 고성과 기업은 최근 7년간 총주주수익률 성장률이 20%로, S&P500기업 평균의 5배에 달했다.

■ 고성과 기업 이루려면


- 高성과 기업이 되려면 -


①시장의 선택과 집중
②새 가치 차별화 능력
③승리하려는 마음자세

그렇다면 고성과 기업은 어떻게 달성할 수 있나. 콜 대표는 “고성과 기업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다”면서 “세 가지 핵심기반(building block)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첫째는 선택과 집중의 원리를 활용해 전략적으로 특정 시장에 집중하는 ‘시장 집중과 선택(market focus and position)’이다. 고성과 기업은 공통적으로 전략적인 방향설정이 놀랍도록 명확하다는 특징을 보인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언제 어떤 분야에서 경쟁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성장하는 시장을 미리 파악해 선점하는 능력뿐 아니라, 시장이 성숙,포화될 경우 발 빠르게 또 다른 ‘대박’을 찾을 수 있는 전략을 개발하는 게 필요하다.

둘째는 경쟁을 극복하고 다른 기업이 만들지 못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차별화 능력(distinctive capabilities)이다. 고성과 기업들은 가치창출을 위한 독특한 ‘비즈니스 알고리즘’을 개발한다. 기업이 보유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조합해 더 낮은 비용으로 고객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차별화 능력이라고 해서 모든 사업영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 돼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고성과 기업들은 일부 핵심적인 영역을 최상의 관행(best practice)으로 발전시켜 고객으로부터 가치를 부여받는다.

셋째는 리더십,인재 등 기업문화와 관련된 ‘승리하려는 마음자세(mindset)’다. 세계 최대 특송화물업체인 UPS의 직원들은 대부분 파트타이머 출신이다. UPS는 경력개발을 통한 내부승진 관행을 정착시켜 직원들의 로열티를 강화했고, 절반이 넘는 정규직 직원에게 회사 주식을 나눠줘 회사와 직원간의 일체감을 강화했다.

■ 시장규정기업 vs. 가치활동기업

경쟁이 특히 심한 통신,하이테크 산업에서 고성과 기업은 어디인가. 1990년대 후반까지 PC나 휴대전화 제조업종엔 수백개가 넘는 회사가 난립했다. 하지만 오늘날 두 산업은 HP,델,레노버,노키아,모토로라,삼성전자 등 몇 개의 메이저 업체만이 남아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글로벌시장의 80%를 메이저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액센츄어는 통신,하이테크 산업의 고성과 기업들이 시장규정기업(market definer)이나 가치활동기업(value player) 중 하나에 속한다고 분석했다. 시장규정기업은 새로운 히트 상품과 서비스로 경쟁자를 무력하게 만드는 기업이다. 휴대전화에 텍스트 메시지와 웹브라우징 기능을 통합한 블랙베리로 북미 시장을 석권한 리서치인모션(RIM)이 대표적 사례다.

반면 가치활동기업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나름대로의 수익성을 갖추는데 필요한 규모를 확보한 회사들이다. 이들은 신제품보다는 마케팅이나 서비스 등 다른 경영기법을 차별화해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치활동기업은 공통적으로 플랫폼접근법(같은 플랫폼에서 여러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을 통해 보다 유연한 디자인과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높은 이익률도 보장받는다.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은 골프,세아트톨레도,아우디TT 등을 모두 같은 플랫폼에서 만들었다. 플랫폼접근법을 통해 기업 내부적인 관리대상은 줄이면서 고객에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외부 차별화와 내부 단순화’ 원리를 실현한 것이다.